
앗, 구원자님이시로군요.
음… 좋은 하루이옵니다.
저… 어디…
가시는 길이셨사옵니까?
네…? 소녀를… 보러 와주신 것이라구요?
아아… 소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다니… 기쁘옵니다.

구원자님, 소녀의 얼굴에 뭔가가 묻었사옵니까?
아… 소녀의 이마에 난 뿔을 보고 계셨군요.
눈에 띄긴 하지요?
앗, 소녀의 뿔을 만지시면 아니되옵니다…!
…많이 예민한 곳이라… 부끄럽사옵니다.

구원자님과 대화를 할 때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드옵니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할까요.
(이렇게 구원자님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옵니다.
참으로 이상하지요…?)

구원자님께서 오신다… 안 오신다… 오신다…
안… 오신다…?

아야메가 풀이 죽은 듯,
가지만 남은 꽃잎을 들고 있다.

핫? 구원자님…!? 아, 안 오실 줄 알았는데…
어, 언제 오셨사옵니까!?

(구원자님을 볼 때마다,
아득하게 그리운 느낌이 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하아, 내 마음 하나 제대로 알기 어렵구나…)

아야메가 깊은 고민에 빠진 것 같다.

어어, 그림자 도령님들.
그쪽으로 실을 가져가시면… 매듭이 꼬여버리옵니다.
좀 더, 이쪽으로 가까이 가져와 주시어요.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들어야 하옵니다.

아야메가 그림자 도령들과 열심히 매듭짓기에 열중하고 있다.
분주해보이는 모습이다.

구원자님, 오늘은 별 탈 없는 하루이셨사옵니까?
평안한 하루셨길 바라옵니다.
(소녀가 매일 기도드리고 있사옵니다.
어딘가 계실 신께 제 소중한 인연을 살펴봐달라고 말이에요.)

굽 높은 나막신을 신고 걸으면,
불편하지 않냐구요?
괜찮사옵니다.
익숙해서 오히려 낮은 신발을 신을 때보다 편… 꺄악…!
흐앙… 구원자님, 괜찮으시옵니까…?

어젯밤, 기묘한 꿈을 꿨사옵니다.
피안화가 가득히 핀 언덕에서
어떤 분과 손을 잡고 서 있는 꿈이었사옵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익숙한 느낌….
혹시… 구원자님이셨을까요?

구원자님, 혹시 소녀가
간혹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제게 귀뜸해주시지 않겠사옵니까?
이상하게 갑자기 기억이 끊기는 때가 생겨서…
요즘 들어 더 빈번해진 것 같아 걱정이옵니다.

구원자님을 기다리는 매 순간이…
어느새부터인가 너무나도
소중해져 버렸사옵니다.
여전히 쑥스럽지만… 소녀, 구원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도 되겠사옵니까…?

구원자님, 이 물건을 받아주시겠사옵니까?
…소원 부적이라는 것이옵니다.
구원자님께 불운이 가질 않길 바라는
소녀의 마음을 담았사옵니다.
부디, 잘 간직하고 계셔 주시어요.

구원자님,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으시옵니까?
흐음… 혹시 그 추억 속에
소녀도… 있사옵니까?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구원자님의 중요한 순간들에…
소녀가… 있었으면 해서이옵니다.

가끔 아키 님께서 제 손톱을 보시고,
따로 매니큐어를 바르는지 물으실 때가 있사옵니다.
소녀의 손톱은 원래부터 보랏빛이었는데…
참으로 부러워하시는 것 같아 보여서,
쑥스러울 때가 많사와요.

구원자님, 소녀와 나들이를 함께
가주시지 않겠사옵니까?
구원자님의 손을 맞잡고,
꽃잎이 살랑대는 거리를 걷고 싶어졌사옵니다.
구원자님의 따스한 손을 잡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필시 예쁜 추억이 되겠지요.

아야메가 그림자 도령들을 향해 손을 뻗고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그림자 도령님들!
다들 이리 오세요! 간식을 그렇게 훔쳐가면 안 되시옵니다!
핫, 구원자님…!? 마침 잘 오셨사옵니다.
저… 도령들 손에 쥐어진 간식을 좀 빼앗아 주시지 않겠사옵니까?
휴… 가끔가다 제 말을 안 들을 때가 있어서
이렇게 곤욕을 치르곤 한답니다.

구원자님과 보내는 하루 하루가
쌓여가는 게 좋사옵니다.
추억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지요.
소녀에게도 마찬가지이옵니다.
쌓여가는 추억들이 소녀를 숨쉬게 하옵니다.

구원자님, 갑작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감사 드린다고 전하고 싶사옵니다. 그리고……
… 소녀가 많이 연모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어요.
꼭… 말해드리고 싶었사옵니다.
소녀의 진심을… 너무 늦기 전에 말이에요….

아야메가 무언가를 오물오물 먹고 있다.
한쪽 볼이 왕사탕을 문 것처럼 튀어나온 모습이 눈에 띈다.
음? 구원자님, 아…
이건… 루리 님께서 주신 와사비맛 타코야끼인데…
맛이 아주 좋사옵니다.
드, 드셔보시겠사옵니까?

최근에 본 책에서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있더군요.
느끼는 게 많은 내용이었사옵니다.
하여… 소녀도…
구원자님께 제 마음을 표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사와요.
제게 두 번 다시 없을 소중한 인연이시니,
늘 곁에서 보필해드리겠사옵니다.

소녀… 아야메라 하옵니다…
핫… 소, 소녀를…
찾아와주시다니…
남은 꽃잎은… 하나… 소녀의 소원은…
…앗, 구원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