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피릿삐삐~
삐이~

…인간, 잠깐만 방해하지 마!
지금 전파를 받는 중이거든.

우주에서 전해 준 이 전파를
음악으로 만들어야만 해!

삐뽀삐뽀비!
인간 발견!

어디 가? 뭐 해?
시간 있어?

없어도 상관없어!
인간, 넌 내 컬렉션이니까!

지금부터 인간을 관찰하는
시간을 갖겠어!

인간!
내 만능 카드를 받아라!

…이건 카드가 아니라 명함 아니냐고?
삐이? 그게 그거지!

이 명함을 내밀면 웬만한 일은
나오미가 대신 처리해 주겠다고 그랬거든!

잘 보면 내 명함에
나오미 번호도 쓰여 있어!

삐피릿!
인간, 내 전파를 수신했어!?

내가 만두 먹고 싶은 거 어떻게 알고
지금 내 앞에 나타난 거야, 삐이?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다고?
일이 있어서?

삐비비빗! 아니!
인간, 넌 이제부터 일이 없다!

나랑 만두를 먹으러 가야만 해!
왜냐고?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인간!
인간이 있던 곳에서는 어떤 음악이 유행했었어?

에덴의 음악과는 많이 달라?
삐이이, 궁금해!

나한테 인간의 음악을 들려줘!

저번에 미카한테 해바라기씨를 줬더니
"사장님은 내가 햄스터인 줄 알아!?"라면서 화냈는데…

나 없는 곳에서 오독오독 몰래 먹더라고!

설마 미카, 진짜 햄스터였나!?

다음에 또 실험해 봐야겠어! 삐리릿!

삐이? 내 촉수가 궁금해?
특이한 점은 없는데?

손이 모자랄 때
물건을 들 수 있다던가…

어두울 때 빛을 내서
조명으로 쓸 수 있는 평범한 촉수지.

…삐삐삐?
그런 점이 평범하지 않다고!?

시하는 상냥하지만 엄청 똑 부러지지.

시하랑 계약했을 때,
나긋나긋하게 원하는 조건을 다 말하더라고.

물론 시하의 요구사항은 전부 들어줬지!
시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애니까!

시하가 내 컬렉션이 되어서
엄청 삐삐뽀삐 하다니까?

삐삣! 옥토가 자꾸 머리에 올라와서
두통이 생겨!

…삣! 그러고 보니 옥토가
뭘 먹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설마 내 에너지를 흡수해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건가!? 삐이이이!?

정말 곡이 안 써질 땐
최후의 방법이 있지!

그럴 때… 나는 피자를 먹는다!

여러 가지 재료 맛이 입 안에서 뒤섞이는 순간
천상의 하모니가 팍! 떠오르거든.

삣! 그러니까 천재 오닉스 님을 위해
피자를 대령해라, 인간!

저번에 나오미가 입 안에서
팡팡 터지는 사탕을 사 줬었는데…

그 소리가 좋아서
사탕 가게를 회사 건물에 입점시켰어, 삐이!

회사 안에서 그 사탕을 잔뜩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삐리삐리뽀해!

삐뽀삣…
'이불말이'가 필요한 날씨네.

삣? 그게 뭐냐고?
그야 이불에 동그랗게 말려서 잠을 자는 거지.

도톰한 이불로 몸을 감싸면
노곤해져서 영감이 떠오르잖아.

인간! 이불말이 해 줘!

미카랑 시하는 내가 정말 아끼는 컬렉션이야!

삐이? 왜 그래?

…보통 정령한테 '컬렉션'이라는 표현은 안 쓴다고?
하지만 그 애들은 정말 수집 가치가 있는걸.

내가 만든 음악을 아름다운 노래로
대중들에게 전해 주는 도구니까.

삐이이…
'목소리' 때문에 요즘 계속 머리가 아파.

목소리가… 자꾸 사명을 전해야 한다고…
의무를 잊지 말라고 속삭이는데…

이 목소리는 대체 누구지…?

인간, 왜 다들 에버스타그램을 해?

…삐이?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누군가랑 친해지고 싶어서?

왜 소통하고
친해져야 하는 거야?

삐핏. 나는 잘 모르겠어.
그런 게 중요한 가치가 있어?

나는… 에덴에서 눈을 떴을 때부터
전파를 받았어.

전파를 음악으로 만들어서
정령들에게 들려주는 게 내 사명이래.

그래서 음악을 만들고,
베스티 프로덕션을 설립한 거야.

삐리릿! 그 목소리가 누구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뿌뿌피핏… 내 최애 잠옷…
낡았다고 나오미가 새로 사라고 하는데…

나는 오래 입어서 흐물흐물해진
잠옷이 편하더라고!

삐이! 다음에 놀러 오면
인간한테 내가 아끼는 잠옷을 보여 줄게!

인간도 잠옷 입고 같이 놀자!
삐이!

인간한테서 나는 소리는
다 흥미로워.

인간의 숨소리, 발걸음 소리,
목소리…

그중에서도 나는 인간의 심장 소리가
가장 좋더라.

두근두근두근…
삐리삐리뽀한 소리를 또 듣고 싶어!

밤바다를 들여다보면
가끔 전혀 삐리삐하지 않은 기분이 들어.

심연에 잡아먹힐 것 같은 기분?
인간, 너도 뭔지 알아?

…그래도 밤바다에서 인간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
덜 무서울 것 같다!

삐뽀빗, 같이 출동하자!

인간, 유성우를 보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며?

인간은 빌고 싶은 소원 있어?
나는…

고향에 돌아가기 전에
인간이랑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어!

내 컬렉션이니까 말도 없이
내 곁을 떠나면 안 돼! 삐삣!

삐리삐리 뽀~
뿌부피핏 파아!

날씨가 삐리삐리뽀하네!

삐뽀삣한 자극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