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음…
안녕… 구원자님…
…zZz… zZzZ…

나이아가 서 있는 채로 잠을 자고 있다.
날 보고 인사한 것 같은데… 잘못 들은 걸까?

나는… 햇살 아래 말려둔
갓 빨래한 이불을 덮고 있을 때가 좋아.
이불에 들어가서, 눈을 꼭 감고 있으면
부드럽고 시원한 촉감 사이로 햇살 향기가 나.
후후, 마음이… 편안해진달까.
…나름의 힐링법이니까 구원자님한테도 추천할게.

나는 누군가 행복한 꿈을 꿨다고 하면,
어떤 꿈이었는지 얘길 듣고 싶어져.
꿈꾸는 이들이 원하는 행복이나 이상은
각자의 삶이 걸어온 이야기가 투영된 것일 테니까.
꿈에서라도 경험하면서 즐겁다고 느낀 일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지더라…

구원자님… 상추가 불면증에 좋다는 거 알고 있어?
락투카리움이라는 게 있는데,
심신 안정 효과가 있어서, 숙면에 좋다고 하네.
이왕이면 줄기 끝까지 먹는 게 좋다고 하니까,
불면증이 심한 날에는… 먹어 봐도 좋을 것 같아.

구원자님, 악몽의 꿈가루도 있다는 거 알아?
가장 무섭고 두려워하는 걸 꿈에서 맞닥뜨리고 나면,
현실의 트라우마를 극복해낼 될 때가 있거든.
일종의 트라우마 치료용 꿈이야.
종종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어…

구원자님은 자장가로 어떤 노래가 좋아?
나는 오르골 소리가 들어간 자장가를 좋아해.
뭐랄까… 소리가 동글동글 예뻐서…
잠들 때 꾸는 꿈도 예쁘고 발랄할 것 같거든.

구원자님… 요즘 고민이 생겼어…
특별한 꿈을 꾼 손님들이 가져온 꿈가루를
꿈요정 맥이 자꾸 몰래 먹었는데…
(와구… 와구…)
뀽…뀽♡
보다시피 맥이 이젠 대놓고 먹고 있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근에… 숲을 지나가다가 조금 떨어진 거리에…
거대한 사자가 나무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는 거야.
다가가 보니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갈색 갈기를 가진 정령이었는데…
낮잠을 어찌나 달게 자고 있던지…
슬쩍 꿈속을 들어가 봤거든…
근데 글쎄… 후훗,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
집채만 한 고기덮밥이랑 싸우고 있더라.

탈리아가 별점 가게를 운영하는 걸 보면…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를 때가 있어.
나도… 이곳저곳을 유랑하면서 꿈 상점을 열었거든.
별님들이 정해준 곳에 상점을 열었던 건 아니었지만…
신기하게도 꿈상점 위치는 어떻게 알았는지
단골로 찾아와주는 정령들이 있었던 게 생각이 나.

흐음, 구원자님 혹시…
요즘 잠들기 싫어서 늦게 잠들진 않지?
하루가 만족스럽지 않게 느껴지면,
졸려도 억지로 버티는 경우가 많대.
구원자님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계속 반복되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버리게 되거든…

구원자님… "잘자, 내 꿈 꿔."라는 말…
어떻게 생각해?
나는… 참 귀여운 마음 표현이라 생각해.
잠들어서도, 상대방이 자신을 생각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어떤 건지 아니까…

가끔 어떤 꿈을 꾸는지 궁금한 정령들이 있어.
예를 들면 방주의 정령이라든가…
메피스토펠레스라든가… 음… 메피라든가…
사실 그 아이가 무슨 꿈을 꾸는지 제일 궁금해.
메피는… 도통 꿈을 꾸는 것 같지 않아서…
어떤 걸 마음속에 담고 있는지… 알고 싶어져.

꿈상점을 찾는 손님 중에서
일상이 지치면, 잠을 오랫동안 잔다는 이들을 봤었어.
하루 반나절 이상… 심하면 하루 종일…
꿈세계에서만 머무는 거야.
가끔은 그들이 조금… 걱정돼.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길을 잃게 될까 봐.

하루나 니콜 같은 숲지기 정령들을 보면,
옛 생각이 나.
나도 한때는 고향 땅에서… 숲지기였던 적이 있거든.
음… 자세히 말해주기에는 부끄러워…
꺼내 보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기억이라…
그래도 꽤 행복했던 것 같아…

구원자님, 현실에서도 꿈에서도
우리 자주 만날까?
음… 좀… 부담되려나… 편하게 생각해줘…
그냥… 떠오른 거야.
우리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뭘까 생각하다가…
문득… 자주 보고 싶어져서…

맥… 숲에서 또 뭘 했길래,
매돌이한테 잡혀 온 거야…?
뀨우웅… 뀽…
자는 매돌이… 간식 먹었다뀽…
휴… 요 사고뭉치를 어쩐담…
자꾸 그러면 니콜 님한테 숲지기 교육 받고 오게 한다…?
뀨우웅! 잘못했다뀽!
맥… 보내지 마라뀽!

구원자님~ 나 요즘…
이상하게 잠이 줄어든 것 같아.
음? 고민이 있어서 그런거냐구?
아냐… 그런 이유에서 그런 건 아니구…
구원자님을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일상이 좋아진 것 같아서… 아이 참… 쑥스럽네.

구원자님… 오늘의 일상은 어땠어…?
후훗, 좋은 날이었다면 다행이야.
잠은 잘 자고 있지?
나는… 구원자님이 일상에서도,
꿈속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는 여름비가 좋아.
특히 여름밤에 내리는 비…
무더운 여름날 여름비가 오면…
열기를 식히는 산들바람이 불거든.
내려가는 온도와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기분 좋은 잠을 자게 돼.

구원자님, 나…
오늘 기분 좋은 꿈을 꿨어.
나무 아래서 구원자님의 어깨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꿈…
구원자님께 기대어 있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편안했던 꿈이었어.

…하암… 졸려…
원하는 꿈이 있다면… 꿈 상점에 찾아와줘.
행복한 꿈결로… 초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