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또 왔네?
할 말 있으면 거기서 해.
가까이 오진 말고.
가는 거야?
… 뭐야, 갈 거면 알아서 가버리라고.

응? 내 귀랑 꼬리가 복슬복슬해서
여름에 더울 것 같다고?
조, 조금은…?
난 원래 추운 지역 출신이라서…
그, 근데 이런 건 왜 신경 쓰는데?
쓸데없이 말 걸지 마.

너… 요즘 날 찾아다닌다며?
임무 때문이라면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 괜한 짓 하지 마.
나와 친해지고 싶어서…라고?
쓸데없는 소리…. 사서 귀찮은 짓 하는 건 내 쪽에서 사양이라고.
… 참 끈질기군.
알았어. 나중에 마음 내키면… 한 번 생각해볼게.

음… 내 함정은 완벽했을 텐데…
어떻게 된 거지…
뭐? 위험해 보여서 구원자가 치웠다고?
무슨 짓이야!
내 완벽한 함정에 손대지 마!

구원자…! 혹시 르웨인 못 봤어?
저쪽 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알려줘서 고마워.
… 덕분에 빨리 찾을 수 있었어.
르웨인 녀석,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또 낮잠을 자려고 하다니….
… 나도 가끔은 낮잠을 잘 때가 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할 일을 거르진 않아.

스포츠는 잘 몰라.
그런 한가한 놀이 따위…
생존에 급급하지 않은,
여유로운 자들이나 즐기는 여흥이겠지.
살아남는 것, 그게 나에겐 더 중요해.

역시… 오늘도 왔구나?
… 나중에 때가 되면 내 비밀 장소로 안내해줄게.
…지금 말고!
때가 되면!! 나중에!!

곰인형 같은 건 관심 없어.
곰 같은 건 숲에 얼마든지 있고…
폭신해서 기분 좋지 않냐고?
흠…
내 꼬리가 더 폭신할 것 같은데…

하아…. 응? 아, 왔구나….
피곤해 보인다고?
산돼지 녀석들이 우르르 뛰어다니면서
숲길을 온통 엉망으로 만들어 놨어.
길을 다시 다져두긴 했는데…
또 그러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정말 피곤할 때, 숲에서 낮잠을 자면
짧게 자도 개운하게 몸이 풀리곤 해.
구원자도 바쁘다며?
한번 시험해 봐. 추천할게.
음… 르웨인은…
너무 많이 자서 오히려 걱정되지만…

왜 함정에 통달하게 됐냐고?
그야 내 비밀 장소를 지키기 위해서지.
낯선 녀석들이 내 비밀 장소를 망쳐 놓으면 어떡해.
철저하게 지켜야지.
뭐, 구원자라면…
한 번쯤은, 들여보내 줄 수도 있고…

콜라? 그게 뭔데?
음료수?
마셔 보라고? 내가 왜…
…!! 너무 달아! 혀가 따가워!
다, 다들 이런 걸 마신다고…? 말도 안 돼!

(… 요즘 구원자랑 헤어질 때면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해지는 것 같아. 왜일까…?)
오늘은… 좀 오래 있어도 돼.
구원자는…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읏… 아, 아냐…. 못 들은 걸로 해줘….

제이드 말야. 생각보다 좋은 애인 것 같아.
부자라길래 온통 황금으로 치장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구. 생각보다 검소해.
딱 한 가지, 나랑 안 맞는 건…
친구가 너무 많다는 거야… 으으…

… 내 첫 인상이 외로워 보였다고?
바, 바보 같은…. 그냥 신경 쓰이던 게 많았을 뿐이야!
말해두겠는데, 난 외톨이가 아니야!
그저… 다들 바빠서 잘 못 만나는 거야! 응, 그런 거라고!
그래도… 가끔은 오고 싶을 땐 와도 돼.
너무 자주 오진 말고….

페이렌 숲의 과일들도 맛있지만
가끔은… 도시에서 뭔가 사 먹고 싶을 때도 있어.
숲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가공 식품들 같은 거.
통조림이라든가…
사, 사다 달라는 말은 아니야!
절대 아니야!!

페이렌 숲의 바람은 각별한 것 같아.
다른 곳과는 다른 느낌…
맑고 청량한…
자연을 느낄 수 있어.
구원자도, 같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며칠이고 비가 내려서 우중충한 날이 계속되면
나도 좀 쓸쓸해지곤 해…
그래도 구원자가 찾아와 주면…
조금은 기분이 풀어져.
오늘 찾아와 줘서 고마워.

요, 요즘 너무 자주 말 거는 것 같은데…
뭐야, 하,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귀찮게…
뭐, 뭐…? 말을 걸 때마다 꼬리가 흔들린다고…?!
이건 좋다는 신호 아니냐고…?
어, 어떻게 알았어!!
크, 클라라가 말해줬다고…?! 어, 언제 들킨 거지?!

~♪
앗! 깜짝이야! 구, 구원자?
…이건 무슨 노래냐고?
음… 누구한테 들었더라…
아주 옛날에 들었었는데…
(엄마가 불러주던 노래였나…?)

안전거리는 지켜.
난 겁쟁이가 아니야.
늘 밭 밑을 조심하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