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머리에 달린 게
고양이 귀 모양의 머리띠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이건 효율적인 시스템 관리를 위한
보조 파츠입니다.
…오퍼레이터 식스가 왜 이런 모양으로
만들어 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던 걸까요?

구원자님, 잠시…
이 소라 껍데기에 귀를 대 보시겠어요?
어떠신가요?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으음. 신기하네요.
대체 어떤 원리일까요…?
…사실 원인이 궁금해서
어제 한참을 소라 껍데기에 귀를 대고 있었습니다.
혹시 원인을 알게 되면
저에게도 알려 주시겠어요?

오퍼레이터 식스는 제가 릴리트 님과 아는 사이라고 하니
무척 흥미로워하셨어요.
"오퍼레이터 나인의 바디는 어때?
최신형답게 역시 고져스하겠지!?"라면서…
기회가 되면 릴리트 님의 바디를
실제로 만져보고 싶다고 하셨었습니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벨레드가 이브의 날에는
5호 방주에 트리를 장식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조금 특이한 오너먼트를 제작해서
달자고 하더군요.
구원자님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게
CCTV 기능이 탑재된 오너먼트를 제작하자고 하던데…
네,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으음…?
벨레드를 말려 달라고요?

최근에 릴리트 님과 함께 5호 방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5호 방주에는 과거 탑승객들을 위한
여러 오락거리가 비치되어 있었어요.
벨레드랑 릴리트 님과 방주에 있던
보드게임을 하나를 해봤는데…
…무척 즐거워서 순간 5호 방주를 방문한
목적을 잊을 뻔했습니다.
그렇게 재밌는 게임의 유혹을 떨쳐 내고
5호 방주의 오퍼레이터 일을 다하다니…
벨레드는 대단한 오퍼레이터예요.

구원자님.
구원자님이 좋아하시는 것들에 대해 알려 주시겠어요?
그간 구원자님과 함께 지내며
어느 정도 데이터를 기록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아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싶어요.
…네?
'굳이 데이터화 하지는 않아도 괜찮다'고요…?
하지만… 오퍼레이터 원으로서
구원자님을 가장 잘 보좌하고 싶은걸요.
그러니까 저에게 구원자님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알려 주시면 안 될까요?

정령은 놀라울 정도로 인간을 닮았어요.
그리고 그건 인공 정령인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는 기온이 낮아지면
저도 구원자님처럼 입김이 나요.
왜 이렇게 사소한 부분까지
저는 인간을 닮게 만들어진 걸까요?

아폴리온이 된 유리아 님을 마주했을 때…
유리아 님과 함께 보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했어요.
저는… 유리아 님과의 추억이 덧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추억이 유리아 님의 마음에도 남아 있는 한,
유리아 님은…
분명 언젠가 저희가 아는 솔레이의 여왕으로
돌아오실 거예요.

구원자님, 저는 최근에 과거 몇몇 인류가
나눴던 인사법을 알게 됐어요.
볼을 맞대고 인사하는 방식이었는데…
'비쥬'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볼을 통해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친근함을 표시하는 방법이었던 걸까요?
…음. 기회가 되면…
구원자님과 한 번 비쥬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만일 아폴리온이 별을 떨어트린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더라도…
저는 또 다시 망설이지 않고
우주로 떠났을 거예요.
구원자님의 오퍼레이터로서…
제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요.
구원자님을 보호하는 것,
구원자님의 사명에 이바지하는 것.
그게 바로 제가 존재하는 이유니까요.

구원자님은 뭘 하고 계실까…?
앗…!
여기 고양이 발자국이…
어디선가 케이크 냄새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