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구원자님이시군요.
마침 새로 들여온 총탄을 점검하러 가려던 참이에요.
…따라오고 싶으시다고요?
재미 없으실텐데…?

로제랑 클로이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손이 많이 가냐고 하면…
의외로 로제예요.
클로이는 금방 겉으로 드러나서 알기 쉬운데,
로제는 담아두는 편이라서요.
그래서 주의깊게 관찰하고, 잘 달래줘야 하죠.
로제가 폭발하기 전에.

솔직히 인정해요.
양송이 스프가 나름대로 훌륭한 음식이라는 건.
하지만 영양소나, 실제 감칠맛 성분을 고려하면
토마토 스프가 더 영양가 있고 맛도 있죠.
그러니까 제가 맞아요.
토마토 스프가 양송이 스프보다 더 나아요.

안녕하세요 구원자님.
영지 산책 중이세요?
마침 클레르와 함께 아케나인 영토의
수비 및 정기 순찰 관련 논의를 하려고 했어요.
함께 참석하시겠어요?

솔레이 왕국의 기사들 대부분은
태양 기사단에 속해 있어요.
그에 비해 검은 매 기사단은 수가 적죠.
입단 시험도 꽤 까다로운 편이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열이 갈리는 건 아니에요.
그저 요구되는 능력의 종류가 다를 뿐이니까요.

최근, 어쩌다 시간이 나서
아케나인의 유명한 빵집에 가본 적이 있어요.
빵이 거의 다 팔려서,
계란 샌드위치만 남았더군요.
속는 셈 치고 사먹어 봤는데…
전 역시 마요네즈 맛이 싫어요. 으.

오늘 남은 일정은…
기사단 신병 훈련, 다음 만찬을 위한 새 식기 검품,
유리아 님의 새 드레스 피팅, 시장 시찰 경호…
여유롭군.

솔레이 왕국의 기사가 아니었으면 뭘 했을지
가끔 상상해보곤 해요.
구원자님은 자신의 다른 직업을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감이 안 와요.

업무 관리를 잘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리스트를 만드는 거예요.
일단 해야 할 일들을 쫙 늘어놓고,
우선순위 순으로 재정렬하는 거죠.
효율적으로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는 성취감…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후훗.

여유가 된다면, 바이올린을 배워보고 싶네요.
그 우아한 소리가 마음에 들어요.
구원자님은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으신가요?
궁금하네요.

구원자님이 원래 살던 시대에는
사격장이라는 게 있었군요.
아주 훌륭한 훈련 시설이네요.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겠어요.
네? 오락 목적의 사격장이 더 많았다고요?
잘 쏘면 인형을 가질 수 있다고요…?
심오하네요.
더 들려주시겠어요?

뭐든지 처음부터 잘하는 건 불가능해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선 과정을 거듭한 후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기술이나 센스도 있어요.
…아시겠어요, 구원자님?
그러니까 그 흉측한 실패작은 빨리 치워주세요.
마카롱 말고 다른 요리는 잘한단 말이에요!

구원자님이 얼마 전에
구원자님 시대의 '경찰'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셨죠.
솔레이의 기사들과 하는 일은 비슷한데,
어째서인지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져요.
제복을 입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뭐, 하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업무를 끝내고 즐기는 우아한 차 한잔의 여유…
하루 일과 중에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에요.
네? 그게 대체 언제냐고요?
그건…왜 물어보시는 거죠?
구원자님. 저도 쉴 때는 쉬어요.
진짜로요.

하루랑 전투를 하면
제 능력이 극대화되는 걸 느껴요.
그 애는 평소에 혼자를 선호한다죠?
제가 낯가리는 성격이었으면 하루같은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통하는 구석이 있는 것 같네요.
걘 날 어떻게 생각하려나.

옛날에 로제, 클로이랑 합창을 한 적이 있어요.
성당에서 과자 받겠다고 클로이가 난리 쳐서…
화음은 낮은 음, 높은 음으로 나뉘잖아요?
합창하다가 로제, 클로이가 자꾸 헷갈려하더라고요.
자꾸 제가 부르는 음으로 따라오던데요.
후훗. 그건 좀 귀여웠죠.

유리아 님을 모신지는 꽤 됐지만,
요즘처럼 안심하신 모습은 처음 봐요.
저도 구원자님 덕에 많이 여유가 생겼고요.
새삼스럽지만,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여기에 와주셔서.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솔레이엔 수많은 정령들이
지금도 잠에 빠져 있어요.
다음 부활은 언제가 되려나.
뭐, 마냥 남일처럼 할 얘기는 아니죠.
저도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거고요.

하아… 배고파…
오늘 기사단 점심 메뉴에 마요네즈가
너무 많이 들어있었어요.
부하에게 편식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으니…
임무가 있다고 하고 바로 나왔죠. 젠장.
구원자님. 식사 아직이시면 같이 하시겠어요?
토마토 요리 전문점에 안내할게요.

인간은 저희와 달리 아주 짧은 생을 보낸다고 하죠.
구원자님의 마지막 순간까지,
구원자님은 저를 기억해주실까요.
아직은 먼 미래지만, 그래주셨으면 하네요.
너무 이기적인 소망일까요? 후훗.

이렇게 놀고 있을 때가 아닌데…
나라도 긴장해야겠어.
전투 준비는 철저히.
좋은 포션을 미리 사 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