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말을 잘 아냐구요?
아뇨, 딱히 그렇진 않아요.
앞으로 구원자님이 제게 하나하나 직접 알려주실 건가요?
후후… 농담이에요.
(…'그럼 앞으로 공부해야겠네' 라니… 구원자님도 참)

잘 익은 와인의 빛깔을 바라보다 보면
마시기 전부터 벌써 살짝 취한 느낌이 들어요.
언젠가 포도밭에 가보고 싶어요.
탐스러운 포도 송이를 딴 다음에
와인 양조장을 구경하는 하루…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단 음식을 직접 먹기보다는
눈으로 구경하는 걸 더 좋아해요.
정성들여 만든 디저트는 보는 즐거움이 무척 크지 않나요?
후후, 다음에 애프터눈 티라도 함께 해요. 제가 좋은 가게를 알아요.
(…잠깐, 너무 데이트 신청 같았나…?)

제 생활은 비즈니스로 점철되어있기 때문에
집안일은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이 잦지만…
가끔 시간 날 때 집을 정돈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해요.
…너무 바빠서 정작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놓치고 있는 느낌이 드네요.

'퍼스널 쇼퍼' 라는 직업이 있죠. 바쁜 의뢰인 대신에
그 해에 입을 옷 같은 걸 대신 골라서 사다주는 일이에요.
저도 한 때 이용해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물건을 사야지 시장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겠더라구요.
혹시 관심 있으시다면…
제가 잠깐동안 구원자님의 퍼스널 쇼퍼가 되어드릴 수도 있어요♪ 후후.

운동 잘 하냐고요? 뭐, 그럭저럭이요.
가장 자신있는 건 수영이에요.
딱히 헤엄치지 않더라도… 개인 소유의 수영장에서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걸 좋아한답니다.
근처에 음악도 같이 틀어두면… 정말 최고죠♪
다음 휴일이 기다려져요. 구원자님, 함께 하실래요?

왜 다들 희귀한 걸 좋아할까요?
심지어 실내에서 기르는 취미용 식물마저도
희귀하면 값이 비싸진답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어요.
다들 진정한 가치를 매기는 기준을 모르니까, 무작정 희귀한 걸 찾는 거라고…

안 하고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더 낫다는 말이 있죠.
구원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구원자님을 만나고 나서 답을 정했어요.
후후, 저는 어느 쪽일까요? 맞춰보세요.

구원자님이 있던 세계에선 어떤 노래가 유행했나요?
댄스 음악이나, 발라드, 여러가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중 음악으론 러브송이 인기가 많았다구요…
그렇군요… 어떤 가사였을지 궁금하네요.
한 소절 불러주세요, 구원자님.

구원자님, 저 오늘은 향수를 바꿔봤어요.
티가 나나요?
좀 더 가까이 와서 확인해보실래요?
목덜미 부근이라던가…♪
자, 잠깐. 그렇게 가까이 오시기 전에 미리 말씀을 하셔야죠!
…느껴지시나요?
구원자님, 무슨 향인지 맞춰주세요.

V.I.P가 뭐의 줄임말인지 알고 계신가요?
'아주 중요한 사람'… 후후. 맞아요.
특별 취급 받는 기분이 어떠신가요? 구원자님.

음… 오늘은 어쩐지 나른하네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후후, 제게도 이런 날이 있답니다.
항상 비즈니스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라구요.
그럼 이렇게 갑자기 공백이 된 이 하룻동안을…
어떻게 채워주시겠어요, 구원자님?

구원자님이 계셨던 세계에서도 빈부 격차가 있었나요?
…그렇군요.
시대의 재산가들의 양심에 따라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처참히 좌우된다는 게…
…위로하시는 건가요. 다정하시네요.

구원자님,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빨리 만나고 싶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지루했다구요.
후후, 아뇨. 지각하신 거 아니에요.
그냥 투정 부려보고 싶었답니다.
저도 이제 제법 솔직하게 말하게 됐죠.
…진짜로… 보고 싶었어요, 구원자님.

구원자님, 식사는 하셨나요?
저 배고파요.
꽤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구요.
저도 그래요. 일상을 좀 더 가까이서 나누는 느낌…
하지만… 살짝 긴장감이 감도는 대화에도 장점이 있답니다?
그런 게 있어요, 후후♪

보석뿐만이 아니라, 립스틱을 모으는 것도 좋아해요.
언뜻 봤을 때 그냥 다 같은 빨강 같아보여도, 사실은 다 다르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입술에 얹어봤을 때는…
또 다르게 보이는 법이에요.
립스틱의 빨강과, 제 입술의 붉음이 겹쳐져서…
새로운 색깔이 되는 거죠.
제가 앞으로 구원자님께 여러가지 색의 빨강을 보여드릴게요…

구원자님은 제 동그란 올림 머리를 가끔 빤히 쳐다보시네요…
쿡쿡 찔러봐도 되냐고요?
……
구원자님의 뺨을 한 번 찌르게 해주시면…
세 번 찌르게 해 드릴게요. 이득인 장사죠? 하핫.

제가 언젠가 구원자님께 한 말을 기억하시나요?
구원자님이 언젠가 제게
조금 간지럽고 특별한 시도를 해주실 지도 모른다고…
…제가 기대하고 있는 거, 아시죠?

사랑에 대한 많은 격언이 있죠.
하나 소개해드릴까요?
"내 사랑의 갈증은 강물로도 채울 수 없다."
후후, 시적이네요.
"가장 달콤한 기쁨이자 가장 격렬한 비애, 그것이 사랑이다."
언젠가 구원자님이 떠올린 멋진 사랑의 말을…
제게 들려주실 거죠?
믿고 기다릴게요.

사실 그동안 별 구경을 별로 해본 적이 없어요.
구원자님의 세계에서는 플라네타리움이라는 게 있군요.
별을 바라보며 실내 데이트…
즐거울 것 같아요. 아케나인에도 하나 세워볼까요?
'플라네타리움'… 후후후.
잊지 마세요.
제 재력으로 못 세우는 건물은 없답니다.

여긴 늘 한가롭구나.
시간도 재산이죠.
와인을 한 잔 마시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