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자님, 안녕하십니까.
…….
(대화를 어떻게 이어 나가야 하지…?)
(구원자님하고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리 생각해 두지 못했어…)

구원자님 오셨나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좀 더 이야기 나누고 싶으시다고요?
부하를 잘 챙기시는군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양 기사단은 단체생활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정확히는, 협력과 협조 같은 덕목을 중요시하죠.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이기적인 성향의 정령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저희의 신념입니다.

구원자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저는 속이 든든해야 능률이 올라가서…
바빠도 챙겨 먹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서요.
빈속이라면, 이 샌드위치라도 드리겠습니다.
좀 식었지만 꽤 맛있어요.

구원자님은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굳이 따지자면…
여행의 재미를 아직 모르는 쪽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혼자서 여행을 떠나보고 싶긴 합니다.

(으음… 속이 너무 쓰려.)
(유리아 님이 권하신 매운 요리들을,
남길 수 없어서 다 먹었더니…)
(이따 캐서린에게 약이라도 받아야겠어…)

노출도가 많은 옷은…
입는 것은 물론, 보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구원자님, 혹시 루테 못 보셨나요?
분명 광장 같은 곳에서는,
옷차림을 조심해달라고 말했는데…
또 말도 안 되는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보시면 꼭 연락주세요.
하아…

요새 연애 이야기를 하는 단원들이 많군요.
단원들의 사생활은 존중하는 입장이지만…
자신을 절제하는 태도는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사실, 책으로만 접해서…
나도 궁금하긴 하지만…)
(됐다, 쓸데없는 생각은 여기서 멈추자.)

린지와 클로이는 종종 스프로 말다툼을 하더군요.
토마토 스프와 양송이 스프 중,
무엇이 가장 맛있는지에 관해 아직도 다투다니…
전 둘 다 잘 먹어서 이해가 안 가는 갈등입니다.
두 스프 모두 훌륭한 음식이죠.
(앗, 음식 이야기를 하니까 허기가…)

가끔 기사단에서 수영대회를 열 때가 있습니다.
단합을 위한 체육 행사지요.
수영인 이유는 무거운 갑옷과 책임을 내려두고,
가벼운 복장으로 자유를 느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제가 정해놓은 복장 규정이 있어서,
풍기 문란한 수영복은 입을 수 없습니다.
복장 규정에 불만이 있는 단원들도 있지만…
단체생활은 그런 법입니다.

제가 단원들을 잘 챙긴다고,
칭찬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들을 때마다 감사하면서도,
좀 민망하긴 합니다.
저도 정령인지라,
스스로 타협할 때도 많거든요.
들었던 칭찬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단장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고향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으려나…)
(지금이라도 연락하면 받아줄까?)
(아니야, 아직은… 아직은… 때가 아니야.)

제가 만든 나무조각상이 궁금하시다고요?
자랑스럽게 보여드리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시간 되실 때 몇 개 챙겨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원하시는 걸로 조각해서 선물로 드릴게요.

혹시 리타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셨나요?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꽤 귀여웠습니다.
나중에 은퇴를 하게 되면…
저도 귀여운 강아지를 키우고 싶군요.

저는 고향에서는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나면 뛰어놀기 바빴었으니까요.
책을 가까이하기 시작한 건,
도시로 올라오면서부터였습니다.
적응하느라 바쁘면서도,
혼자 있느라 외로웠던 시절에…
친구가 되어준 게 책이었거든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 제가 기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여전히 농사를 했을지,
다른 직업을 찾았을지…
(요새는 누군가의 배우자가 되는…
그런 미래도 몰래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옷장을 보니,
데이트에 입고 나갈만한 옷은 없던데…)
(역시 옷 쇼핑을 해야 할까…)
(옷은 잘 안 사서 모르는데,
누구한테 조언을 구해야 하려나…)
아, 구원자님! 구원자님은 혹시…
어떤 옷에 매력을… 느끼시나요…?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되도록 거짓말은 안 하려고 합니다.
진심과 진실은 뒤늦게 알수록,
상처가 되는 법이니까요.

구원자님은 혹시…
많이 먹는 정령은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그러니까…
제 말은… 그게…
제가 보기보다는 먹성이… 좋은 편이라…
여쭙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영지는 평화롭군요.
저라고 늘 딱딱한 건 아닙니다.
황금 로자리오… 아무것도 아닙니다. 누가 좀 생각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