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바닥은 깊게 팔수록 색이 짙어져서,
함정을 설치하면 티가 나지만…
칼라르의 설원은 그렇지 않아.
눈은 깊게 파도 똑같이 하얀 눈이니까…
설원에 함정을 설치해도
티가 나지 않는단 거지… 후후.
다음에 칼라르에 또 가면
더 재밌게 해 줄게, 구원자.
구원자가 있던 곳에는…
'멍하게 있기 대회'가 있다고 들었어.
내 최고 기록은
18시간 34분 19초인데…
나갔으면… 우승할 수 있었을까?
구원자, 영지 올 때…
성벽 길로 왔어, 광장 길로 왔어?
으응… 그쪽이구나.
응. 다음 트랩의 설치 장소를 결정했어.
반대쪽으로 오면 된다고…?
으응, 걱정 마. 둘 다 설치해둘 거니까…
팀 언더테이커는 단장 엘노어가
우리를 모아 결성한 용병단…
으음, 단장은 지금…
잠시 여행을 떠난 상태지만.
단장, 니니가 홧병에 걸려 쓰러지기 전에는
돌아와야 할 텐데…
새 옷은 사실…
스웜프 시절에 입던 옷이야.
으응, 입고 싶어서 입은 옷은 아니고,
그 옷이 예쁘다고… 나한테 입혀줬어.
정작 난, 갑갑하고 불편해서
바로 벗어버리고 싶었지만…
구원자는 그 옷,
마음에 들어…?
단장이랑 연락…?
으응, 그런 건…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
에버폰을 맨날 망가트려서,
니니가 연락해도 잘 안 받거든.
거기에 길도 잘 못 찾아서…
어쩌면 돌아오는 길을 잊어버렸을지도.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 후로…
종종 그때 생각이 떠오르곤 해.
옛날에… 항상 내 옆에 있던 그 그림자,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기억이 흐릿흐릿, 가물가물…
그치만 같이 있을 때… 편안하고 좋았어.
…내가 그 그림자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흐응… 그럴 지도.
구원자, 뭐 좋은 거 없어?
으응, 내 보물 상자.
거기에 구원자가 준 거, 넣어두려고.
그러니까 아끼는 물건, 저한테 주세요.
비싼 거면… 더 좋고.
정령들은… 죽지 않는 대신,
정령석으로 돌아가.
그렇게 정령석 상태로 잠들었다가 깨면,
기억에 결함이 생기게 되고…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자기 자신을 빼고, 전부 다 잊게 되는 걸까.
어쩌면 그게 '죽음'일지도…
구원자, 나 궁금한 거 생겼어.
인간은 보통… 몇 살까지 살아?
보통 100살 전후라고…?
그렇구나.
으응, 아무것도 아냐.
그냥…
생각보다 짧단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조금 이상해졌어.
함정에… 누군가 걸리진 않았을까.
묘지 청소는 잊으면 안 돼.
으응, 언더테이커 의뢰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