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님 안녕~
오늘도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뻐!
후후. 사실 굳이 이렇게 영지에서 만나지 않아도
이젠 언제든지 만날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 '실물'을 만나는 건 느낌이 다르잖아?
구원자님은?
날 만나서 기뻐?
카지노를 관리하기 시작한 덕에
매일매일 지루할 일이 없어서 좋긴 하지만…
워낙 큰 자극에 노출되다 보니
요즘은 오히려 심심한 게 땡기지 뭐야?
브라이스한테 자수나 좀 배워 볼까봐.
지하에 계속 있다 보면
비 영향을 별로 안 받아도 되어서 참 좋아!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축축해질 일이 없거든.
언제나 뽀송뽀송. 말랑말랑.
구원자님이 언제든지 만져도 좋은 상태야.
물론 지금도 그렇지.
어때, 구원자님? 내게… 닿아 볼래?
보스의 카지노에 몰리는 정령들은 정말 다양해.
하층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쓰레기'들이 즐비하고,
상층에는 돈을 물쓰듯이 쓰는 다른 '쓰레기'들이 넘치지.
꺄하핫. 재밌지 않아? 부자건 거지건 결국
다들 근성은 썩어있다는 게.
물론 가끔가다가 진짜 '승부'를 위해 오는 녀석들도 있지만…
그 녀석들은 녀석들 나름대로 미쳐있으니
결국 머리가 어떻게 된 녀석들만 모인다는 건 변함 없지. 후훗…
난 혀가 녹을 정도로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해.
그래서 칵테일도 단 걸 좋아하지.
하지만 그거 알아, 구원자님?
칵테일은 달면 달 수록 도수가 높은 경우가 많은 거.
의미심장하지 않아?
달콤하다고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게 되는 게…
마치 사랑같지?
후후…♥
언젠가는 구원자님하고 같이 나이트 풀에 가보고 싶어.
평범한 나이트 풀 말고,
정말 호화롭고 좋은 곳으로!
같이 새로 산 수영복을 입고, 시원한 물에 둥둥 떠서
달콤한 칵테일을 마시는 거야.
꺄~ 상상만 해도 너무 좋아♡
흐응, 혹시 몰라 말해두지만…
내가 카지노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항상 바니걸 옷을 입는 건 아냐.
바니 의상은 아주아주 '특별'하거든.
그러니까…
구원자님이 와있는 게 아니면 입을 일 없어.
반대로, 구원자님이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입을 거고.
그야말로 '구원자님 전용' 의상인 거지.
꺄~♥
캐럿은 정말 귀여워.
각 개체별로 성격이 다 다르거든.
뽈뽈거리며 계속해서 도망가려는 아이도 있고,
나한테 폭 안겨서 바들바들 떠는 아이도 있지.
한때는 구원자님이 캐럿이 되면
어떤 캐럿이 될까 궁금하긴 했지만…
역시 지금 있는 구원자님이 제일 좋은 거 같아♥
구원자님이 쉽게 내게 반해주지 않을 거란 걸 알아.
그리고 그래서 구원자님이 더 매력적이게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 가끔 궁금하긴 해.
구원자님이 나의 것이 된다면 난 금방 질려버리게 될까?
살면서 처음 느낀 이런 생생한 마음의 고동을
두번 다시 느끼지 않게 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무서워.
난 여태까지 살면서 단 한번도
구원받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그야 그렇잖아? 나는 확실하게
'잘못된' 정령인걸.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스스로가 썩 건전하지 않다는 것도
착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럼에도…
구원자님이라는 존재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날 구원하고 있어.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구원자님의 존재가 결국 내게 벌이 될지,
진짜 구원이 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오늘은 구원자님과 뭐하고 놀까?
후후… 성가신 애들이 보이네?
다음엔 캐럿한테 어떤 옷을 입히지?